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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실 좋은 사회
얼마 전 서울 근교에 있는 한 수목원을 찾았다. 거기서 희귀식물인 아름다운 솔나리에 멋진 신사 같은 제비나비가 꼭 붙어 있는 정겨운 모습을 봤다. 마치 금실 좋은 부부처럼 보였다. 요즘은 안타깝게도 돈독했던 부부 사이도 툭하면 갈라서는 게 다반사인 세상이다. 이혼의 가장 큰 원인은 보통 부부간 성격차이로 알려져 있다. 헌데 소통 부재도 그에 못지않게 큰 원인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심각한 수준이지만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하루 평균 무려 5,0000쌍이 이혼을 한다고 한다. 중국사회과학원(CASS)은 남편과 부인 사이의 의사소통 부재 등 사회 문제가 이혼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막히지 않고 잘 통하는, 즉 소통의 문제는 근자에 기업이나 기관에도 자주 대두, 적용되는 단골메뉴다. 크던 작던 조직의 문제는 대체로 소통 장애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리라. 심지어 우리는 지난 9월 15일 엉터리 관리, 허위 보고 등 관계기관의 소통 실종으로 자칫하면 우리나라를 암흑천지인 블랙아웃(black out)에 빠지게 할 뻔 했었다는 ‘정전대란’을 겪지 않았던가. 그때 정부 중앙부처와 산하기관 간 소통이 정말이지 어이없게도 불통이요 먹통이었다고 한다.
‘벽을 치면 대들보가 울린다.’는 속담이 있다. 암시만 주어도 바로 눈치 채고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진다는 소리다. 교류와 소통이 이만큼 매끄러울 정도는 아닐지라도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배려하는 ‘금실 좋은 사회’가 되면 참 좋겠다. 벽을 치면 최소한 그 벽이라도 둥, 울려야겠기에 말이다.
글/사진 염승화(논설위원) http://blog.naver.com/yshw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