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예쁜 아가, 자그마한 주먹, 아무런 걱정 근심이 없는 해맑은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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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힘들고 지칠 때라도 방실거리는 아기를 보고 인상을 쓸 사람은 없다. 엄마와 아빠의 힘든 몸과 마음을 3초 만에 풀어주는 아가의 힘은 정부의 어떤 정책보다도 더 강력하다. 금슬이 너무 좋아 둘만 있으면 죽고 못 사는 부부도, 사이가 너무 나빠 앙숙인 부부도 아기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부부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걱정근심을 모두 덜어내곤 한다.
결혼한 부부 7쌍 중 6쌍은 이런 즐거움에서 생활의 활력을 찾을 수 있지만, 1쌍은 다른 부부의 즐거움을 애써 외면하거나 많은 노력을 통해 6쌍에 들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 1년 이상 피임을 하지 않고 애를 갖으려고 하는데도 생기지 않을 때는 ‘불임’을 의심하며, 부부가 각각 검사를 받아 보아야 하는데, 보통 부인에게만 문제가 있는 경우가 반(50%)정도고 남편만 문제가 있는 경우가 1/3(35%)정도이며, 둘 다 문제가 있거나 두 사람은 모두 정상인데 두 사람 사이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가 합쳐 15% 정도이다. 자녀를 낳지 못하면 ‘칠거지악’ 운운하며 여성을 핍박하던 시대에도 그 책임의 1/3 내지 1/2은 남편에게도 있었다는 말이다.
남성들의 불임의 원인을 추적하다보면 가장 흔히 만나는 질환이 있다. 고환 위에 혈관이 부풀어 호두껍질처럼 울퉁불퉁한 표면의 혈관덩어리가 보이거나 만져지는 질환을 ‘정계정맥류’라고 한다. 흔히 고환위에서 뭔가 만져진다거나 음낭이 뻐근하거나 아프다고 병원을 찾기도 하지만, 아기가 안 생긴다고 검사하던 중에 더욱 많이 만나게 되는 정계정맥류는 보통 왼쪽에만 생기고 심하면 양쪽에도 나타난다. 시원해야 정자를 잘 만드는 고환 옆에 따뜻한 혈관덩어리가 뭉쳐 있으니 방해가 되는게 당연하고, 또 정자의 작용을 방해하는 정자에 대한 항체도 만들어져 임신을 방해하는 요소로 알려져 있다.
일단 정계정맥류가 발견되면 평상시에도 눈에 띌 정도로 심한지, 음낭의 통증이나 고환의 위축을 일으키는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불임의 원인이 되는지가 수술치료를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특히 불임의 원인에 대한 확인은 흔히 정액검사로 하는데, 3일 이상 금욕(자위행위를 포함해서 사정을 하지 않은)상태에서 정액검사를 시행해서 3번 이내에 한 번이라도 정상이면 정상이라고 판단한다. 정액검사에서는 주로 정자의 수나 밀도, 정자의 운동성, 그리고 형태의 완전함 등을 확인하는데, 정계정맥류가 오래 지속되면 정액검사에서 정자의 운동성이 많이 떨어지거나 그 수가 줄어든 ‘스트레스 형태’로 나타난다.
정계정맥류에 대한 수술치료는 혈관의 어느 부위에서 교정을 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방식이 있으며, 수술방식에 따라 마취의 정도나 입원의 필요성이 결정되는데, 하부에서 교정하는 경우 시술자의 경험이나 정교함이 더 요구되기는 하나 입원 없이 외래치료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수술 후에도 정자의 기능회복이 100% 돌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점점 더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며, 드물게 재발이 되기도 한다.
아기를 가는 것이 어려운 부부들에게, 아니 특히 남편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다른 부부나 부모님이 애들 얘기를 할 때 당신은 기분이 나쁠지 몰라도 아내의 마음은 찢어지고, 남편에게 검사를 권하게 되기까지 얼마나 자존심 상하는 마음고생을 겪는지 짐작도 못 할 것이다. 아내사랑은 기념일 이벤트로만 표현하는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