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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먹기와 나이들기의 의미는?
  • 기사등록 2013-01-10 1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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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면 옛시구 한 구절이 생각난다. ‘세월은 흘러도 꽃모습은 그대로인데 사람 모습은 달라졌네’ 자연계의 순환 속에 세월은 흐르고 사람은 변하고 얼마나 달라지는가.
‘나이듦에 관한 성찰’이란 주제로 한 글에서 나이듦과 늙음의 등식은 잘못된 생각이란다. 사람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흔적을 누적하여 퇴행하는 존재로 인식되었고 그래서 나이가 들어간다는 변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전통적으로 새해가 되면 나이를 한 해 한 해 먹어간다는 점을 강조하며 세뱃돈을 주어가며 축하하고 나이먹음에 따라 보다 더 어른스러워야 한다고 격려해왔다.
그래서 나이를 먹는 것을 자랑해왔고 감사하기까지 해왔다.
어느 때부터인가 나이 먹는다는 사실을 잊고 나이가 들어간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이가 먹는 것과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무슨 차이인가?
어린 시절에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자랑이었는데 어른이 되어서는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부끄러움이 되었단 말인가.
젊었을 때는 꿈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갔는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행동이 제한되고 생각과 의지가 한계를 가졌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되어진다. 정말 나이가 들어가면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행동의 폭이 제한 돼야 할까?
30년 전만해도 평균수명은 50좀 넘고 환갑 나이가 장수의 상징이었다. 모든 가족과 동네 일가친척에게 축하를 받았다. 얼마 남지 않은 삶의 여정이 안타깝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평균수명 80을 넘긴다. 나이에 대한 통념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옛날 70대와 지금 70대는 근본이 다르다. 실제 건강 상태도 크게 개선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변함이 없다.
노인은 노인이라는 숫자적 압박이자 더욱 나 스스로 여기는 나이듦에 대한 인식 또한 변치 않고 있다. 나이가 들었다고 스스로 포기하고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능동적으로 내 역량을 키워가는 당당한 과정이다.
반면 나이가 든다는 것은 세월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내가 변해가고 있다고 인정해가는 피동적 행태이다. 이러면 몇 살까지 나이를 먹고 몇 살부터 나이가 드는 것인가?
바로 이러한 연령에 따른 한계의 개념에는 생물학적 근거가 있을까?
연령 증가를 미덕으로 여기고 존중해오던 사회가 어느 날 갑자기 노인을 폄하하고 세대 간 갈등으로 표출되어 버린 변화의 요인은 어디에 있을까?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바로 나이 먹기가 나이들기로 바뀌어 버린 순간 우리에게는 꿈이 없어지고 미래의 빛이 어두워져 버린 것은 아닌가? 한 살 더 먹으면 더 어른스러워지고 더 당당해지고 더 자랑스러워지는 모습은 안될까? 어쩔 수 없이 나이가 들어간 것이 아니라 내가 자신 있게 나이를 먹어가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며 새해를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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