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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승화의 포토에세이- 철새의 멋진 비행을 보며 느낀 철새 생각 두 가지
  • 기사등록 2012-12-03 1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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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연히 바라본 하늘에서 움직이는 '멋진 그림'을 발견했습니다.
새 무리가 줄을 지어 힘차게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계절이 바뀌어 제 살 곳을 찾아 돌아오는 기러기 무리가 아닐지 싶었습니다. 오래전 어린 시절 교과서를 통해서 듣고 배운 뒤론 처음 접하는 모습이었고, 사진 또한 처음으로 찍었습니다. 하도 신기해서 어린애 마냥 싱글거리며 연실 그 친구들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고개를 들고 서 있었습니다.

보통 철을 따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사는 새를 철새라고 부릅니다. 철새는 크게 겨울새와 여름새로 나뉜다고 합니다. 새들 중에서 친숙한 이름일지 싶은 제비나 뻐꾸기, 백로 같은 새들은 여름새이고, 기러기, 고니, 두루미와 같은 종류들이 겨울새입니다. 이제 이 기러기 친구들은 내년 봄까지 우리나라 곳곳에서 머물 것입니다.
헌데 철새가 제 눈에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우두커니 서 있었던 것은 단순히 멋진 철새 때문만이 아니었습니다. '사람 철새'도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요즘 다시금 선거판이 벌어지니까 간에 붙고 쓸개에도 붙듯 하는 새들만도 못한 추악한 소식들이 종종 들려왔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철새 정치꾼을 지적하는 소리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철새란 '철새처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사는 사람을 얕잡아 부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긴 '철새 정치꾼'만 그러겠습니까.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소신 없는 '철새 공무원'들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바뀌거나 자치단체장이 바뀌더라도 꿋꿋이 제 자리 지키기에 혈안인 자들. 좀 더 자세히 얘기하면 소위 고위공직자라 불리거나 '요직'을 맡고 있던 자들이 그들입니다. 혼까지 다 내놓고 충성을 다 바치던 자들이 조직의 수장이 바뀌어도 일신의 영달만을 위해 자리보존에만 급급하니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하여 그들을 일러 세간에서는 '혼이 없는 공무원'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최근의 경우 지난해 시장이 바뀐 서울시만 해도 그렇습니다. 전직 시장과는 당적이 다른 새 시장이 업무를 시작한 뒤에도 전직 시장 밑에서 호가호위하던 자들이 여전히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는 웃지못할 소리가 들려옵니다. 진정으로 국민의 공복이 되어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대부분의 '혼이 있는 공무원'들을 위해서라도 마땅히 혼이 나간 일부 몰지각한 자들은 하루 빨리 정리돼야 하지 않을까요.
이런 일들이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되풀이 될 것인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염승화의 포토에세이, 쌀쌀한 오후 철새를 보고 느낀 점 두 가지입니다.


글/사진 염승화(논설위원) 주알주동의 포토에세이 운영자
http://blog.naver.com/ys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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