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궐선거가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가장 주목되는 서울시장 선거가 박빙의 양상으로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투표당일의 요일과 날씨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미국의 투표일은 화요일이고 영국은 주로 목요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공직선거법에서 선거별로 날짜를 규정하고 있으나 요일은 수요일이다. 목요일의 장점으로는 이날이 주급 급여를 하는 금요일의 전야이기에 호주머니 사정이 나빠 술을 마시지 않고 맑은 정신으로 투표할 수 있다는 것을 든다. 주휴 2일제에서는 금요일부터 주말 심리권에 들기에 이를 피한 목요일은 기권표를 적게 한다는 장점도 있다.
미국에서는 쾌청한 날씨를 ‘리퍼블리칸 블루(Republican blue)’라고 한다. 왜냐면 투표날 날씨가 맑고 좋으면 공화당이 승리하는 빈도가 높아 생겨난 말이다. 그러나 그 반대인 ‘데모클라틱 그레이’라는 말은 없지만 민주당 후보인 케네디와 카터를 당선시킨 투표날 날씨가 맑고 온화한 지역보다 춥고 을씨년스러운 지역이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이는 날씨가 온화하면 보수성향이 우세하고 을씨년스러우면 진보성향이 우세해진다는 투표심리의 반영이다. 민주당의 지지층은 인텔리 그룹이나 서부와 남부의 농민들이다. 이들은 날씨가 좋으면 투표를 포기하고 놀러 가거나 농사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때문에 ‘선거 날 맑으면 민주당이 불리하다’는 얘기가 퍼졌다.
반면 눈․비가 많이 내리거나 추우면 아드레날린 분비가 많아지고 혈액순환에 변화를 주어 진보성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투표날 미니스커트가 많으면 보수당 표가 줄어든다는 설도 같은 이치다.
투표의 역사가 짧기에 우리나라는 날씨와 선거의 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봄, 가을의 화창한 날씨에는 20, 30대나 정치성향이 불분명한 중산층의 기권율이 높아지며 겨울철 폭설이나 혹한 때는 노년층이 투표를 포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백중을 보이는 지역에서는 날씨가 당락을 결정짓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날씨야 하늘이 만드는 것이니 우리 소관은 아니다.
다만 이번 10.26 재보궐선거에서는 국민 무서운 줄 알고 국민을 정직하게 섬기는 사람들이 당선되기를 바라고 유권자들은 온갖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소신껏 투표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