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한민국이 의료선진국이라는 자만심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번 사태를 접하면서 우리 나라의 방역체계가 얼마나 부실하고 허점투성인지를 우리는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세월호 사고 당시 정부가 보였던 무능함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질병관리시스템은 적나라 하게 드러났다. 이는 정부의 비공개주의와 늑장대응 그리고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 병원들의 비협조적 태도에 따른 당연한 결과다.
메르스 2차 유행지가 된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순간부터 병동 폐쇄 및 의료진, 환자, 보호자 등에 대한 완전 격리가 이루어졌어야 했지만 방역체계는 허술했다. 더구나 삼성서울병원은 책임을 정부에게 전가했다. 3차 감염이 확산되기 전, 충분히 막을 수 있었지만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를 과소평가하고 환자 이송 및 추적관리가 부실하면서 메르스는 더욱 확산됐다.
몇몇 의심 환자들은 전국을 여행하고 골프를 즐기는 등 보건 당국의 관리망에서 벗어나는 소동까지 발생했다. 발열 증세 등 메르스 증상들을 보인 환자 이송 요원 마저 확진 판정 받기 전까지 수천 명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2013년 11월 이재명 성남시장은 주민들의 건강을 지켜줄 공공의료원의 필요성에 따라 성남시립의료원 기공식버튼을 눌렀다. 2017년 완공예정인 전국최초의 공공의료원에는 음압병상이 32개나 설계되어 있다.
음압병상은 기압 차를 이용해 공기가 항상 병실 안쪽으로만 흐르도록 설계된 병실로서 효과적인 방역 시스템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은 정식 음압병상이 단 한 개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국가적 대 재난을 초래할 수 있는 신종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를 위한 공공의료의 필요성을 잘 대변해 준다.
도약의 발판으로 대한민국에 불어닥친 메르스, 초기 대응의 실패와 적절한 대응책 부재는 참혹했다. 국가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우리 국민들은 이를 극복해 나갈 저력을 갖고 있다.
앞으로 정부는 신속한 상황파악 및 초기대응을 위한 확고한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지자체와의 공조를 통해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철저히 구축해 나가야 한다. 또한, 정부는 국립 감염전문병원 등 감염병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병원을 설립하고, 역학조사관 배치를 법제화하며, 일반 환자와 감염병 환자의 동선을 분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신종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서 휴업하는 병원이나 개인 사업체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대한민국에 불어닥친 메르스, 초기 대응의 실패와 적절한 대응책 부재의 결과는 참혹했다. 우리 국민들은 국가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이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저력을 갖고 있다.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와 병원은 물론, 언론과 기업, 그리고 국민 개개인까지 이번 메르스 사태를 극복하는데 있어서 힘을 모아야 나간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은 제2 도약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메르스 사태를 종식시키고자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분들, 특히 의료인들과 자원 봉사자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대한인터넷신문협회 회장 이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