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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꽃 수련(睡蓮)을 보고
  • 기사등록 2012-06-25 14:3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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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한강변에 있는 선유도 공원에 나갔다가 곱게 피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수련을 봤다. 수련이나 연꽃하면 대개는 부여의 궁남지나 무안의 백련지 처럼 커다란 늪지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여 뜻밖의 조우에 조금은 놀랐다. 선유도 공원에 수질정화원이 있으므로 응당 수생식물을 기를 게라고 예견은 했었지만 활짝 핀 수련을 볼 것이라고는 전혀 기대를 하지 않은 까닭이다.

수련이란 꽃 이름을 처음 접했을 때 막연히 물수(水)려니 여기고 수면에서 피는 연꽃인줄로만 알았었다. 헌데 아니었다. 잘 수(睡)자를 쓰는 수련인 것이다. 곧 수련은 ‘잠자는 꽃’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밤에는 꽃잎을 접고, 낮에는 꽃잎을 활짝 펴는 말하자면 우리 사람처럼 어두운 저녁에는 잠을 자고 밝은 아침에는 깨어 활동을 하는 녀석이란 말이다.

어느 교수는 잠잘 수자를 쓰는 수련을 그의 칼럼에서 아래처럼 표현하기도 했다.
“수련이 왜 수련인지 아십니까? 물위의 꽃이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수련(睡蓮)의 수는 잠잘 수(睡)입니다. 수련은 태양빛이 아주아주 강렬해야만 물속에서 천천히 도도하게 올라와 화사하게 피어나다가 빛이 조금이라도 시들해지면 물속으로 돌아가 잠들어버립니다...”
나는 이 분처럼 미사여구를 동원해 수련을 멋들어지게 포장할 재주까지는 없다. 그래도 매우 단아한 숙녀 같다, 쯤으로는 표현할 수 있을 듯. 아닌 게 아니라 수련의 꽃말은 청순한 마음이라고 한다. 수련은 글자그대로 정말 깨끗하고 순수한 소녀 같은 이미지를 지닌 꽃이라고 하겠다.

수련은 잘 알려진 것처럼 연꽃, 부레옥잠, 창포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수생식물이다. 당연히 수질을 정화하는 데 톡톡히 한 몫을 담당한다. 지난해(2011년)에는 국립수목원이 지정한 ‘8월의 풀’에 뽑히기도 했을 만큼 빼어난 미를 자랑한다.
또한 수련은 40여 종에 이를 만큼 종류가 다양하다. 꽃의 크기(지름)가 고작 1.5 cm에 지나지 않는 ‘애기수련’에서부터 잎의 크기만 해도 무려 2m에 이르는 거대한 수련(빅토리아 수련, 남아메리카 아마존강 원산)까지 천차만별이다.

서울 인근에서는 요즘 같은 여름철에 경복궁 향원정이나 시흥의 관곡지 등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19대 국회 임기가 개시된 지 이미 한 달인데 아직도 개원조차 못하고 있다.
한낱 수련도 아침이면 꽃잎을 열고 활동을 하는데, 귀중한 민의를 대변한다는 국회가 마냥 뒷짐만 지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하루 빨리 개점휴업을 끝내고,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들어갈 것을 촉구한다. 쌓여 있는 일감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수련이 더러워진 물을 깨끗이 빨아들여 보란 듯이 어여쁜 꽃을 확 피우듯 우리 사회의 오염된 부분을 말끔히 씻어버리는 청량제, 국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글/사진 염승화(논설위원) http://blog.naver.com/yshwa 주알주동 포토에세이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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