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의 증가와 더불어 알바 등 과거에는 비공식 일자리로 여겨지던 시간제일자리가 급속도로 확산됐고, 지금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상당한 규모의 직업군으로 형성된 상황이다.
더욱이 고용률 70%를 내건 박근혜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를 무리하게 확대하면서 시간제공무원채용, 공공기관의 시간제채용 강제할당 등으로 공공부문 일자리의 질을 심각하게 악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시간제일자리의 실태와 문제점을 살피고 개선방향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시대적 과제라고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은 지적하였다.
우 의원은 2013년 8월 현재 시간제일자리에서 일하는 단시간노동자는 188만 명 이상으로 통계에 포착되지 않는 알바 등을 더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하였다. 그 중 72.1%가 여성으로 단시간노동의 차별 등 취약성은 단지 노동빈곤 일반의 문제만이 아니라, 여성노동자에 대한 법적 차별의 문제로까지 파생된다 분석하였다.
특히, 단시간노동자의 25.1%에 달하는 초단시간노동자(주당 15시간 미만을 일하는 노동자)는 월 평균임금이 35만5천원에 불과하고 또 33.4%는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등 생계수단으로 매우 부적합할 뿐만 아니라, 단지 노동시간이 짧다는 이유만으로 유급휴일, 퇴직금, 비정규직 사용기간 제한, 사회보험 등 기본적인 근로기준법과 사회보험법 적용에서 아예 제외됨으로써, 현재로선 그 처지가 개선될 가능성조차 봉쇄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는 1997년 3월 시행된 근로기준법에 따른 결과인데, 이는 ILO나 다른 나라의 입법례에서 찾아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당시 입법 자료에는 적용배제의 이유조차 설명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초단시간노동의 취업사유에는 “생활비 등 당장 수입이 필요해서”라는 비중이 가장 높은 만큼, 초단시간노동자의 법적 보호를 박탈하는 현행 법조항은 노동빈곤을 가중시키는 중요 요인으로 지목하였다.
이러한 사각지대에서 법조항을 악용하여 의도적으로 초단시간 근로계약을 요구하는 사례가 기업에서 빈발하고 있으며, 공공부문이라고 할 수 있는 학교에서까지 돌봄 초단시간노동자가 273%나 늘어나기도 했다는 현실 공유로, 우원식 의원실과 민주노총 등은 이러한 단시간노동의 심각성과 그 해법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에 주목하여, 우선 초단시간노동의 법적 권리 보호에 대한 입법안을 마련했다.
첫째,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15시가 미만 근로자에 유급휴일과 유급휴가 적용을 제외하고 있다. 비례의 원칙에 입각해 주15시간 미만 근로자에 대해 유급휴일과 유급휴가 적용을 배제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 제18조 제3항 초단시간근로자에 대한 유급휴일과 유급휴가 적용을 제외하는 내용을 삭제했다.
둘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조 퇴직급여의 설정 중 초단시간노동자를 제외하는 내용을 삭제해 차별을 시정한다. 현행법은 주15시간 미만 근로자에 대해서는 1년 이상 근무를 할지라도 퇴직금을 받을 수 없게 했다. 동조항을 삭제해 주15시간 미만 근로자라 할지라도 근로시간에 비례해 퇴직금을 받도록 하는 내용이다.
셋째, 고용보험법 제10조 실업급여 등 고용보험 적용 대상에 주15시간 미만 근로자를 제외하는 내용을 삭제했다. 재취업과 일시적 실업으로 인한 고통을 덜어주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의무이다. 주15시간 미만 근로자에 대해서만 실업급여 등 고용보험 혜택을 제외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다.
이상의 3건의 법령 개정안 외에도 법령이 아닌 시행령에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를 차별하는 법률조항도 조속히 폐지되어야 하는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 제3항은 초단시간노동자에 대해서는 기간에 정함이 없이 계속 비정규직으로 쓸 수 있게 돼 있다.
기본적인 사회보장에 대한 차별도 있다.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2조는 초단시간근로자를 근로자에서 제외해 연금 가입을 차별하고 있으므로 폐지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9조는 초단시간근로자를 직장가입자에서 제외, 보험료 납입도 차별하고 있어 시정해야 한다.
3건의 법률안과 동일하게 초단시간근로자의 노동권을 부당하게 제약하고 있는 기간제법, 국민연금법, 국민건강보험법의 관련 시행령도 조속히 폐지할 것을 고용노동부에 강력히 요구했다.
국회의원 우원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청년유니온, 알바노조, 전국여성노조는 이렇듯 단시간노동의 입법 상의 문제점을 바로잡는 것은 정부는 물론 노사 모두가 상식적 과제로 공감하리라 기대하였다.
국회 입법조사처 또한 “단시간근로자의 사회적 보호를 박탈하는 중대한 차별에 해당”하고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반할 소지”가 크다는 의견을 제출하고 있는 바, 입법 전망도 높다 보았다. 더불어 법 개정에 따른 사회적 부담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언론을 통해 사회적 공감이 더욱 확대되어 진정한 민생법안으로 반드시 통과되길 촉구하였다.
이번 발표의 참석자는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김종인 공공운수노조연맹 비대위원장, 박금자 전국학비노조 위원장,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 구교현 알바노조 위원장, 남선자 초등돌봄전담사 이다.
(임대영 기자)